프리모티보길 1일차 – 오비에도

6/17(수) Oviedo -> Cornellana

전날 배당을 다 꾸려 놓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들고 샤워실로 갔다. 간단히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숙소를 나섰다. 이 떄가 새벽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아직 컴컴했지만, 가로등이 있어 걸을만 했다. 오비에도 도심을 벗어나니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출발할때 만난 이탈리아 할아버지와 함께 스마트폰을 보여 길을 찾았다. 그 할아버지는 두번째라고 하는데, 아마 이번에 마지막일 거 같다고 한다. 아주 멋진 조개껍데기를 배낭에 걸고 계신다. 지난 번에 완주후에 산티아고에서 구입한 거라고 한다.

나는 중간에 멋진 풍경을 찍기 위헤 멈춰 섰는데, 먼저 간 할아버지가 되돌아 오고 있다.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한다. 사진찍기를 멈추고 다시 되돌아 가야했다.

중간에 나는 아침을 먹기 위해 할아버지는 먼저 보내드렸다. 아침 먹고 가다보니, 그 할아버지가 테이블에 앉아 식사중이다. 나는 그냥 간단히 인사만 하고 먼저 출발했다. 순례길은 여러번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한다. 물론 한번만 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기 않기 위해 시장바구니에 자잘한 짐을 담아 배낭과 함께 들고 나왔다. 이곳 샤워실은 화장실과 같이 사용하게 되어 있으며, 공간이 매우 넓다.
폰사그라다까지 각 구간별 거리가 적혀있다.
6시에 숙소를 나왔는데, 여전히 어둡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걸어가다 보니, 멀리 다른 순례자가 보인다.
순례길에는 조개로 방향을 표시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길을 찾을 수 있다. 혹시 길을 잘못 들어도 어느 정도 이상을 헤메지는 않는다. 다만, 갈리시아지방에서는 조개로 방향을 표시하지 않는다.
도심은 가로등이 있어서 걸을만 하다.
안개가 많이 끼어 있다.
오늘 첫날이라 사진을 많이 찍을 거 같다.
방향만 표시되는 이정표를 보다가 코스의 경사도가 표시된 안내판을 만났다.
이탈리아에서 오신 할아버지이다. 정말 걸음도 빠르시다. 내게 맞춰서 천천히 걸어간다.
돌로 짓은 건물에는 콘트리트가 없지만 두께가 엄청 두껍다.
순례자의 뒷모습
이제 도심이 끝나가서 시골길에 접어들었다.
수시로 셀카를 찍지만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지도 상에는 어떤 마을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내가 머물 숙소가 있는 마을만 기억할 뿐이다.
새벽시간이라 그런지 이곳에 달팽이가 엄청 많다. 아스팔트 바닥에도 많고 나무나 벽에도 엄청 붙어 있다. 걸으면서 바닥을 조심해야 한다. 가끔은 순례자가 모르고 밟고 지나간 흔적도 보인다.
이곳은 땅이 넓어서인지 방목하며 가축을 키우는 곳이 많다. 나중에 확인하니, 우리에 가두었다가 저녁시간에 밖으로 내놓는 거 같다.

 

조금 걷다보니, 한국인 같아 말을 걸었더니 일본에는 사는 한국인이다. 발음이 조금 이상하다했더니 일본에 오래 살아서인가 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순례길의 주요거점보다 그 전후의 소도시의 알베르게가 한가해서 에약없이도 이용 가능하다고 해서 당초 목표보다 좀 더 걸어서 수도원이었던 알베르게까지 걷기로 했다. 그분은 점심 식사후 버스로 점프해서 이동한다고 한다.

출발후 처음으로 간 카페(Tabierna Alborada)이다. 중간에 벤치가 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었지만, 카페인이 부족했던 찰라에 마주쳤다. 순례자들이 걷다가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면서 걷다가 결국 이곳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걷는 것보다 쉬는 게 더 중요하다. 에스프레소가 정말 진하고 맛있었다. 이곳에서도 스템프를 찍을 수 있다.
나중에 이곳을 검색했는데, 후기가 전부 좋다. 나도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화장실도 매우 깨끗했다.
스페인의 시골마을이다.
개울을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드디어 첫 목적지인 그라도에 도착했다. 순례길은 대부분 성당이나 예배당을 거쳐가게 되어 있다.
항상 식당에 가면 메뉴를 찍는다. 왜냐하면 AI에게 물어보고 메뉴를 추천받아야 하니까. ㅎㅎ
AI가 단백질 보충을 위한 메뉴를 추천해 줬다.
디저트로 주문한 푸딩인데, 역시 나는 푸딩이 별로다.

오늘의 목적지는 그라도이다. 하지만 나는 알려진 도시보다는 조금 벗어나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마침 유튜브로 봤던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다고 해서 거기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발의 상태도 괜챦고 피곤하지도 않아서이다. 하지만 이 결정을 큰 실수이다. 나중에 경험으로 알게된 거지만, 초반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걷는 것보다 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일기예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걸으면서 비 때문에 지체되기도 했다. 물론 첫날은 무리가 가지 않았지만, 이렇게 3일이 쌓이니 물집도 잡히도 몸도 피곤해 졌다.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오늘 도착해야 하는 알베르게이다.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중간에 순례자를 위한 안내표시가 잘 되어 있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숲길을 혼자 걷고 있으면 무서워진다.
보통때라면 멋있고 운치있는 길이였겠지만, 지금은 어서 숙소에 가야 하는 상황이다. 주변에 걷는 사람도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긴 내리막구간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니,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비가 조금 내리면 판초의를 입었다가 다시 그치면 벗기를 반복했다. 근데,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배낭커버를 씌우고 비를 맞다가 심하게 내리면 쉬면서 기다리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출발한다. 약하게 내리는 비는 그냥 맞고 간다. 여긴 산성비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옷이 젖을텐데 싶었다. 생각해보니, 비가 깨끗하다면 약간 젖은 옷은 다시 걸으면서 마르기 때문에 그냥 쉬지 않고 걷는 게 아닌가 싶다.

중간에 폭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곤 계속 걸었다. 첫날 37km나 걸었다. 당초보다 12km를 더 걸은 셈이다.

오늘 묵을 숙소에 가기 전에 제과점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을 샀다. 그런데, 이곳은 간판에 모두 Casino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체인점 카지노는 아니고 그냥 모여서 수다 떠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수도원을 입구를 찾기 위해 더 길을 갔지만, 결국엔 앱에 표시된 숙소 정보를 자세히 읽으니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숙소가 있다고 적혀 있었다.
“Escuelas Taller y Casas de Oficios (직업훈련학교 및 직업연수원) 이 건물은 아스투리아스 자치정부의 ‘코르네야나 수도원 직업훈련학교(Escuela Taller)’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노동고용부 산하 직업교육총국(Dirección General de Formación)이 주관하고 유럽사회기금(Fondo Social Europeo)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001년 6월” **Escuela Taller(직업훈련학교)**는 스페인의 실업 청년 대상 직업훈련 프로그램으로, 역사적 건물이나 유적 복원 작업을 실습하며 기술을 배우는 제도이다. 여기서는 코르네야나 수도원 복원/건축 작업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했다는 뜻이다.

수도원에 도착했는데,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나쳤다가 다시 왔다. 부엔카미노 앱을 자세히 보니, 건물 오른쪽으로 들어오면 입구가 보인다고 적혀있다.  전에 유튜브에서 봤던 그 수도원은 아니었다. 그래도 쉬고 잘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여기는 QR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관리자가 내 여권번호로 관리자화면에서 검색해서 확인한다. 별도 PC없이 아이패드 같은 거 하나로 충분하다.

이렇게 생긴 건물의 맨 왼쪽 2개만 사용한다.
알베르게로 들어가는 입구
코르네야나 수도원
QR코드를 스캔해서 접속한 사이트에서 정보를 입력하고 여권을 보여주면 아이패드에서 여권번호로 검색해서 확인한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저녁 먹으러 나왔다. 우리나라 식당 같은 곳은 없고 그냥 바(Bar)에서 저녁 안주 삼아 음식을 먹는 곳 밖에 없었다. 그나마다 주방이 문을 열지 않아 기다려야 했다. 나는 종업원이 하는 얘기를 못알아 듣고 번역 앱을 통해서야 주방이 문을 열지 않아 음식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냥 간단한 음료와 안주만 제공된다. 와인이나 맥주도 음료에 해당한다.

나는 근처 수퍼에 가서 요거트를 2개 샀다. 하지만 일회용 티스푼이 없다고 해서 그냥 마셔야 했다.  숙소에서 쉬었다가 다시 저녁 먹으러 나갔다. 남프랑스에서도 저녁은 7시가 넘어야 문을 여는 곳이 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그렇게 늦게 먹으면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메뉴를 찍어 AI에게 물어봐서 추천을 받았다.
관광지의 문여요리처럼 멋있게 장식되어 나오지는 않지만 정말 맛있다. 문어도 큼직하게 잘라져 있고 같이 나온 감자도 맛있다. 칼리시안 문어요리이다. 뿌려져 있는 고추가루는 맵지 않다.

내가 AI도움을 받아 주문한 것은 갈리시아 문어요리였다. 양이 많아 나중에 자세히 확인해 보니, 나눠먹기용이다. 즉, 여러 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을 주문해서 혼자 다 먹느라 고생했다. 근데, 문어가 정말 부드러웠다. 문어 위에 고추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같이 나온 감자도 맛있었다. 위에 고추가루가 뿌려져 있었지만, 매울 정도는 아니었다.

숙소도 돌아오니, 벌써 잠을 자는 분위기이다. 소화시킬 만큼 위에 부담이 되지 않아 나도 바로 잤다.

오비에도 -> 코르네야나 -> 티네오 -> 폴라데아얀데 -> 비스타레그레 -> 폰사그라다 -> 빌라르데카스 -> 루고 -> (휴식) -> 페레이라 -> 멜리데 -> 오페드로우소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