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수) Oviedo -> Cornellana
전날 배당을 다 꾸려 놓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들고 샤워실로 갔다. 간단히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숙소를 나섰다. 이 떄가 새벽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아직 컴컴했지만, 가로등이 있어 걸을만 했다. 오비에도 도심을 벗어나니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출발할때 만난 이탈리아 할아버지와 함께 스마트폰을 보여 길을 찾았다. 그 할아버지는 두번째라고 하는데, 아마 이번에 마지막일 거 같다고 한다. 아주 멋진 조개껍데기를 배낭에 걸고 계신다. 지난 번에 완주후에 산티아고에서 구입한 거라고 한다.
나는 중간에 멋진 풍경을 찍기 위헤 멈춰 섰는데, 먼저 간 할아버지가 되돌아 오고 있다.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한다. 사진찍기를 멈추고 다시 되돌아 가야했다.
중간에 나는 아침을 먹기 위해 할아버지는 먼저 보내드렸다. 아침 먹고 가다보니, 그 할아버지가 테이블에 앉아 식사중이다. 나는 그냥 간단히 인사만 하고 먼저 출발했다. 순례길은 여러번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한다. 물론 한번만 보는 경우가 많다.

















조금 걷다보니, 한국인 같아 말을 걸었더니 일본에는 사는 한국인이다. 발음이 조금 이상하다했더니 일본에 오래 살아서인가 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순례길의 주요거점보다 그 전후의 소도시의 알베르게가 한가해서 에약없이도 이용 가능하다고 해서 당초 목표보다 좀 더 걸어서 수도원이었던 알베르게까지 걷기로 했다. 그분은 점심 식사후 버스로 점프해서 이동한다고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그라도이다. 하지만 나는 알려진 도시보다는 조금 벗어나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마침 유튜브로 봤던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있다고 해서 거기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발의 상태도 괜챦고 피곤하지도 않아서이다. 하지만 이 결정을 큰 실수이다. 나중에 경험으로 알게된 거지만, 초반에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걷는 것보다 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일기예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걸으면서 비 때문에 지체되기도 했다. 물론 첫날은 무리가 가지 않았지만, 이렇게 3일이 쌓이니 물집도 잡히도 몸도 피곤해 졌다.






긴 내리막구간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니,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비가 조금 내리면 판초의를 입었다가 다시 그치면 벗기를 반복했다. 근데, 주변에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배낭커버를 씌우고 비를 맞다가 심하게 내리면 쉬면서 기다리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출발한다. 약하게 내리는 비는 그냥 맞고 간다. 여긴 산성비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옷이 젖을텐데 싶었다. 생각해보니, 비가 깨끗하다면 약간 젖은 옷은 다시 걸으면서 마르기 때문에 그냥 쉬지 않고 걷는 게 아닌가 싶다.
중간에 폭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곤 계속 걸었다. 첫날 37km나 걸었다. 당초보다 12km를 더 걸은 셈이다.
오늘 묵을 숙소에 가기 전에 제과점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을 샀다. 그런데, 이곳은 간판에 모두 Casino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체인점 카지노는 아니고 그냥 모여서 수다 떠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수도원에 도착했는데,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나쳤다가 다시 왔다. 부엔카미노 앱을 자세히 보니, 건물 오른쪽으로 들어오면 입구가 보인다고 적혀있다. 전에 유튜브에서 봤던 그 수도원은 아니었다. 그래도 쉬고 잘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여기는 QR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관리자가 내 여권번호로 관리자화면에서 검색해서 확인한다. 별도 PC없이 아이패드 같은 거 하나로 충분하다.




씻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저녁 먹으러 나왔다. 우리나라 식당 같은 곳은 없고 그냥 바(Bar)에서 저녁 안주 삼아 음식을 먹는 곳 밖에 없었다. 그나마다 주방이 문을 열지 않아 기다려야 했다. 나는 종업원이 하는 얘기를 못알아 듣고 번역 앱을 통해서야 주방이 문을 열지 않아 음식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냥 간단한 음료와 안주만 제공된다. 와인이나 맥주도 음료에 해당한다.
나는 근처 수퍼에 가서 요거트를 2개 샀다. 하지만 일회용 티스푼이 없다고 해서 그냥 마셔야 했다. 숙소에서 쉬었다가 다시 저녁 먹으러 나갔다. 남프랑스에서도 저녁은 7시가 넘어야 문을 여는 곳이 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그렇게 늦게 먹으면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내가 AI도움을 받아 주문한 것은 갈리시아 문어요리였다. 양이 많아 나중에 자세히 확인해 보니, 나눠먹기용이다. 즉, 여러 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을 주문해서 혼자 다 먹느라 고생했다. 근데, 문어가 정말 부드러웠다. 문어 위에 고추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같이 나온 감자도 맛있었다. 위에 고추가루가 뿌려져 있었지만, 매울 정도는 아니었다.
숙소도 돌아오니, 벌써 잠을 자는 분위기이다. 소화시킬 만큼 위에 부담이 되지 않아 나도 바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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