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목) Lugo –> Ferreira
6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나가려는 데, 문 입구에 다들 모여 있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서이다. 나도 순간 고민이 되었다. 한 시간 정보 있으면 비가 그치니까. 기다릴까 싶었지만, 어자피 여기 비는 폭우처럼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가기로 했다.
조금 걷다 보니, 비가 그친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다시 비가 내린다. 나는 그때마다 판초의를 벗었나가 입기를 반복했는데, 다른 외국인들은 배낭커버만 씌우고 우비 자켓을 입었는지 그냥 걷는다. 나도 그렇게 할까 싶었지만 레인자켓을 입으면 더울 거 같아 그냥 판초의로 대신하기로 했다. 30분 정도 지나니 비가 완전히 그쳤다. 나는 판초의를 말리기 위해 배낭에 걸고 걸었다.
루고를 벗어나니 근처에 피르니스센터가 있어 자동차를 타고 와서 운동하고 있다. 이곳 주변은 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라 운동을 안할 줄 알았는데, 운동도 열심이다. 2시간 정도 걸으니, 자판기 매점이 있다. 안쪽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옆에 커피자판기도 있어서 준비한 간식과 커피도 한 잔 했다.
자판기 매점에서 쉬는 동안 프랑스에서 온 부부와 잠깐 얘기를 했다. 아내도 발 뒷굽치에 물집이 잡혀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먼저 매점을 나섰지만, 금새 따라 잡혔다. 아내는 발걸음이 경쾌해 보였고, 남편은 배낭 무게로 조금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전혀 내색은 하지 않고 아내 걸음 걸이에 맞춰 걷고 있다. 매점 전에 쉼터 앞에서 스틱이 부러졌을때 그 모습을 보고는 자기 스틱을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냥 감사한 마음만 받았다.
조금 걷다 보니, 루고에서 같은 숙소에 묵었던 미국인 모녀를 만났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숙소에 2박을 하면서 어제 하루 쉬었다고 한다. 딸은 올해 대학에 합격해서 9월에 입학을 한다. 두 사람은 아직 물집으로 고생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신발이 둘 다 편해 보였다. 내게 발볼이 넓은 신발이 중요하다고 얘기해 준다. 맞는 말이다. 나름 볼 넓은 등산화라고 생각했는데 두꺼운 양말을 신어서인지 발끝이 답답했다.
중간에 쉬기 위해 쉼터에 가려다가 넘어졌다. 그러면서 등산스틱이 완전히 부러졌다. 가본이라 가볍긴 해도 옆에서 받는 힘에는 약한 모양이다. 언덕이나 내리막길에 유용했는데, 아쉽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 식료품 가게도 없고 식당도 없다. 오로지 이곳에서 해결해야 한다. 15유로로 저렴한 식사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마침 테이블에 앉아 있던 스페인 사람과 잠깐 얘기를 했다. 오비에도에서 출발해서 자전거로 산티아고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자전거가 내리막에서는 쉴 수 있어서 더 편하다고 한다. 짐을 맡긴 건 아닌 거 같은데, 정말 자전거에 매달린 짐은 정말 조금이다.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 MTB로 험한 프리모티보길을 완주한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비가 내려서인지 조금 쌀쌀했다. 약간 두꺼운 담뇨를 제공해 줘서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걸은거리 >> 26.35km
숙소 >> Ponte Ferreira Hostel
오비에도 -> 코르네야나 -> 티네오 -> 폴라데아얀데 -> 비스타레그레 -> 폰사그라다 -> 빌라르데카스 -> 루고 -> (휴식) -> 페레이라 -> 멜리데 -> 오페드로우소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