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토) Melide -> O Pedrouzo(O Pino)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다. 내가 걸은 시기에 안개가 많이 끼는 건지, 원래 이 지방이 그런지는 모르겠다. 어제 스틱 한개가 부러져서 이제 한 개만 이용해야 한다. 전날 하나 살까 싶었지만,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아 조금 불편하게 지내면 될 거 같다. 그래도 스틱 한개만 이용하니 힘이 더 들어간다.
조금 걷다가 마을이 나와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이곳부터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주문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아침에 안걔로 멋진 풍경이 연출되었다. 이제 시골길이 끝나고 다시 규모가 있는 마을에 들어섰다. 이곳에는 카페도 많고 성당도 많다.


개와 함께 순례길을 걷고 있는데, 사람도 힘들텐데 개는 신발이 없어 더 힘들 거 같다. 오른쪽 뒷발에 헝겁으로 감싼 것을 보아 다쳤거나 신발이 필요한 거 같다.



산티아고 도착 전 100km 구간에서는 하루에 2번 세요(스템프)를 찍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세요를 찍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그전에는 성당에 그냥 스템프만 있었는데, 이곳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다. 그 옆에는 기부통이 항상 있다.
세퍼트와 함께 걷는 순례자를 만났다. 세퍼트의 한쪽 다리 아래쪽은 헝겊으로 감아져 있었다. 별도 신발이 없이 오래 걸으니 다리가 다친 모양이다. 유럽은 동물에 대한 배려가 많아 같이 여행이 가능하다. 작년에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한국인도 이탈리아까지 개와 함께 여행을 하고 왔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과일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먹어야 했다. 그늘을 찾다 보니, 어느 집 대문 계단이었다. 이곳에도 알베르게가 여러곳이 있는 거 같다. 순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순례자들도 많아졌지만, 배낭을 메지 않고 걷는 사람도 많다. 숙소에 동키서비스를 부탁하면 다음 숙소까지 일정 비용을 내고 전달해 주는 서비스이다. 순례길이 고행길이 아니라면 이런 방법도 좋은 거 같다. 배낭이 가벼우면 발이나 무릎이 받는 충격도 덜하다. 나도 두꺼운 양말을 신지 않을 땐 배낭 때문에 발바닥이 아프다.
그리고 자전거로 순례길을 라이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같은 길을 공유하는 구간이 많아서인지 많이 보인다. 가끔은 언덕을 끌고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자기 능력 껏,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여행하는 것이다.




마을이 나타나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던 곳은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는데도 주문 받으러 오질 않는다. 10여분 기다리다 그냥 나왔다. 다리가 아파서 쉰 셈이다. 조금 가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 주문한 갈리시안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바게트가 따뜻하고 두껍지 않았고 안에 든 게 뭔지는 몰라도 맛있었다. 음료도 생맥주를 주문하려다 눈에 띄는 레모레이드를 선택했다. 직접 만든 거라고 하는데, 양도 엄청 많이 준다. 탄산수라서 그런지 정말 시원했다.
오페드로우소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이미 학생들이 입구에 도착해서 바닥에 앉아있다. 미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거 같다. 오는 도중에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 아마 인솔교사보다 학생들이 먼저 숙소에 도착한 거 같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주인이 제일 먼저 예약했냐고 물어본다. 잘 알아듣긴 힘들어서 요샌 내가 먼저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빈 방이 있냐고 물어본다. 빈방은 많았다. 아직 성수기는 아닌 모양이다.
날씨가 좋아서 속옷을 제외하고 빨래를 했다. 뒤 뜰에 빨래할 수 있는 곳이 있고 건조대도 있다. 바람도 제법 불고 날씨도 더워서 금방 마른다.
6시 30분경에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어제 먹고 싶었던 빠에야 메뉴가 있어서 주문했다. 너무 짜면 어떻하나 걱정을 했는데, 전혀 짜지 않았다. 이곳 사장님도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면서 정산하는 거 같다. 내게 맛이 어떠냐고 물어본다. 나는 아주 맛있다고 했는데, 처음 맛은 그랬는데, 나중에는 밋밋했다.
내일 먹을 아침거리를 사기 위해 수퍼를 가다가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프랑스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남편은 이번에 두번째인데, 처음 걸을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요즈음은 여자들이 많아졌고 대부분 짐을 맡기며 다니는 투어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숙소로 와서 일찍 잠을 청했다. 내일은 일찍 도착해서 12시 미사에 참석하고 싶었다.
걸은거리 >> 26.35km
숙소 >> Ponte Ferreira Hos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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