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초까지 비 예보가 있고 이번주부터 기온이 내려간다고 한다. 고구마는 맑은 날씨에 캐야 한다. 캐서 바로 말려야 하는데, 비가 계속 온다. 올해 고구마가 잘 자란 거 같고 항상 늦게 수확을 하다보니 썪은 상태로 수확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 조금 빨리 캐고 싶었다.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면 늦을 거 같아서 비가 내리는 날 고구마를 캐러 갔다. 아내는 비 오는 날 고구마를 캐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 거라고 한다.
5월 달에 고구마를 심고 물을 많이 줘야 하는데, 물이 부족해서 고구마가 많이 죽었다. 하지만 새로 잎이 자라기에 전부 살아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나 보다. 고구마가 듬성듬성 있다. 대신 올해 잡초도 제때 잘 제거하고 여름철 비도 많이 와서 고구마 밭을 벗어날 정도로 고구마순이 잘 자랐다. 고구마가 엄청 크게 자라서 심지어 갈라진 고구마도 제법 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고구마 갈라짐의 원인은 토양 수분의 급격한 변화라고 한다. 계속 가물었는데, 장마로 비가 와서 그런 거 같다.
나는 작은 고구마를 선호하는데, 다음번에는 더 촘촘히 심고 초반에 물을 충분히 줘야 겠다. 올해처럼 잡초 제거도 해주고 울타리 보수도 해 놓으면 이렇게 잘 자라는 거 같다.
아내에게 고구마순 정리를 맡기고 고구마는 내가 혼자서 캐려고 했는데, 체력이 부족해서 아내가 도와줬다. 오후에 시작해서인지 3고랑은 캐지 못했다. 캐낸 고구마는 타프 안에서 말리다가 농막 안에 펼쳐 놓고 창문 연 상태로 집으로 왔다.
확실히 피곤했는지, 저녁 먹고 바로 잠들었다. 비 맞으며 고구마 캐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다음날에 날씨가 맑아 다시 밭으로 갔다. 농막 안에 있는 고구마를 꺼내 햇볕에 말리고 남은 3고랑의 고구마를 캤다. 농막 안을 말리기 위해 난로도 틀어놨다. 정작 고구마를 캐려는데, 체력이 약해서인지 한 고랑을 캐고나니 피곤했다. 특히 왼손 손가락이 관절염이 있는 것처럼 아팠다. 아내가 도와줘서 전부 캘 수 있었다. 밭에 있는 고구마순을 잘게 잘라야 내년 밭의 거름으로 쓸 수 가 있다고 하는데, 작두도 없고 해서 그냥 고구마순을 잔득 쌓아놓고 분노의 낫질을 했다. 한참을 하니 땀이 날 정도였다. 다음 번에 오면 좀 더 작게 잘라야겠다.
이젠 고구나 농사도 줄여야겠다. 한번에 수확하기 힘드니, 감자도 심어서 수확시기를 분산해야 겠다. 감자를 3고랑 심고 나머진 고구마를 심어야겠다. 이번에 고구마가 잘 자란 것을 보니, 이제 고구마농사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번에 캔 고구마를 그날 저녁에 바로 구워 먹었는데, 작년에 처음 캐서 먹었던 것처럼 완전 밤고구마였다. 내 생각에는 꿀고구마도 캐자마자 구워 먹으면 밤고구마처럼 되고 조금 지나면 단맛이 생기면서 조금 연해지는 거 같다. 작년에도 내가 좋아하는 밤고구마였는데, 어느 순간 밤고구마가 없어져서 아쉬웠는데, 캔지 얼마 안되었을때에만 밤고구마처럼 되나 보다. 그렇다면 농사군만이 맛볼 수 있는 맛이라는 얘기가 된다.
올해 수확량은 우체국 박스 4호 크기로 4박스 정도 된다. 아주 큰 고구마가 1박스에 보통 크기 2박스, 작은 크기로 1박스이다. 고구마순만 2박스가 넘는다. 올해는 고구마순 농사를 한 거 같다. 아주 풍작은 아니고, 예년 수준은 된다. 물론 작녕에 고라니피해를 입은 경우보다는 많다. 그리고 작년 겨울에 실외에 보관하는 바람에 어렵게 키운 고구마가 썩어서 버려야 했다.
베란다에서 2일 동안 추가로 말린 다음에 고구마 크기로 분류해서 박스에 넣었다. 박스에 바람이 통하라고 구멍을 몇 군데씩 냈다.











체력이 달리는 것을 실감한다. 이틀 연속 농사를 했더니, 피곤하다. 더우기 첫날은 비 맞으면서 늦게까지 했더니 다음날에도 피곤이 덜 풀린 거 같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난 취미로 좋아서 했는데, 이젠 정말 시간을 내서 열심히 해야겠다.
3일 정도 말렸는데, 고구마가 물렁해서 일주일 뒤에 다시 3일 정도 말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물렁하다. 고구마를 캤던 날 저녁에 먹었던 그 밤고구마를 먹을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비가 오는날에 고구마를 캐서 고구마에 습기가 찬 거 같다. 올해에는 부지런히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