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이가 온라인교육을 받으면서 노트북성능이 부족한 거 같아서 PC를 조립했다. 당장 교육받는 것은 조금 불편하겠지만,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에게 PC 성능에 따른 업무효율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졸업선물 겸해서 PC부품을 사서 조립해 줬다.
그런데, 집에 있는 PC를 조립한지 너무 오래되었고, 가장 최근에 부품 업그레이드한 게 10년이 넘었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큰 실수를 했다.
나는 뛰어난 PC성능으로 게임에 빠질까 걱정이 되어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래픽카드를 별도 장착을 하기 때문에 CPU 제조사에서 내장 그래픽 기능을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CPU 내에 공간을 차지하거나 발열 등의 문제를 감안해서 아예 기능을 제외한다. 그렇게 생산하는 모델에는 마지막에 F가 붙어 있다. 가격 차이도 많이 나지 않는다. 1만원 이내의 가격 차이만 있다. 나는 무조건 최저가로 부품을 구매했기 때문에 i7 12700f 모델을 샀다.
과거에는 별도 그래픽카드를 설치하지 않아도 화면이 나왔기 때문에 나는 메인보드에서 내장그래픽 기능이 있는 줄 알았다. 화면이 뜨지 않아 메인보드 홈페이지에 문의 글을 남기고 FAQ를 읽다보니, 메인보드는 출력만 담당한다고 적혀 있다.
결국 그래픽카드를 구매했다. 나는 오래동안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성능을 감안해서 좋은 제품을 사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래픽카드도 중간 수준이상의 제품을 중고나라를 통해 구입했다. 미개봉 상태의 제품인데, 당일거래를 조건으로 조금 내고를 해서 샀다.
위의 견적외에 추가로 들어간 것은 윈도우11 OS, PC 쿨러, 그래픽카드이다. PC쿨러는 CPU가 번들이라 쿨러가 없어서 구매했는데, 작은 팬이 달리 번들쿨러와는 다르게 엄청난 크기의 방열판과 쿨러까지 포함되어 있다. 덕분에 썰렁했던 PC본체가 조금 채워지는 효과가 있다.
조립해 놓고 보니, 본체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처럼 HDD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이 클 필요가 없었다. 더우기 메인보드의 크기도 mATX라서 미들타워가 아니라 미니타워 사이즈도 충분했다. 작은 방에 PC본체가 차지하는 공간이 조금 아쉽다.
요즈음 메인보드에는 오로라RGB라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팬에 연결하면 오로라와 같은 화한 불빛이 돌아가는 팬에 비추기 때문에 바람개비 같다.
나는 그래픽카드를 자꾸 비디오카드라고 해서 지윤이에게 혼났다. 예전에는 오디오카드, 비디오카드라고 했는데, 오디오카드는 메인보드에 내장된지 오래되었고 비디오카드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라는 이름으로 CPU 이상으로 비싸졌다. 요새는 비디오카드라는 말을 안한다. 나이든 세대나 그런 말을 쓴다.
윈도우설치까지 끝내고 3D게임을 설치했다. 게임의 용량이 50GB가 넘는다. 실행하니, 정말 그래픽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3D를 구현하려면 비싼 소프트웨어로만 가동해야 했는데, 요샌 게임에서 가상세계를 볼 수 있다. PC사용이 좋아 화면이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이래서 게임용 PC가 고성능이어야 하는가 보다.
제발 게임보다는 프로그램에 전념했으면 좋겠다. 나는 이정도 성능이 있으면 사진편집에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