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점심으로 냉면을 먹으려고 하다가 손에 화상을 입었다.

우리집에 있는 인덕션은 3구짜리이지만, 2개는 하이라이트이다. 난 하이라이트로 무언가를 요리하는 것보다는 가스렌지로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날도 인덕션으로 계란을 삶고 있어서 가스렌지에 냉면을 끓였다. 냉면은 오래 끓이면 면이 퍼진다.  30초 이내로만 끓여야 한다. 보통은 거품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30초가 지났는지를 안다. 거품이 넘치기 전에 급하게 찬물에 식혀야 하기 때문에 편수냄비 손잡이를 잡았는데, 손잡이가 달궈져 있었다.

싱크대에서 찬물을 틀어놓고 손을 식히다가 얼음을 꺼내 손에 올리면서 식혔다. 얼핏 물집이 생기는 거 같아 인터넷을 검색하니, 빨리 병원에 가라고 한다. 그래서 집 근처 피부과에 갔다. 다행히 다른 환자가 없어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얼음주머니를 치우니, 갑자기 손바닥 전체가 빨갛게 변하면서 뜨거워진다. 그리고 통증이 시작된다. 상태를 보니 여러 군데 물집이 생겼다. 의사가 물집이 생긴 곳에 화상연고를 발라 주고 붕대로 감아준다. 손바닥도 빨갛게 되어서 손 전체를 붕대로 감싸서 마치 크게 다친 것 처럼 보였다. 의사는 빨리 약국에서 가서 약을 먹으라고 한다. 열을 내리는 약을 처방했다고 한다. 얼음에 식히는 것은 화상에 효과가 없다고 한다. 다만 차가워서 통증을 덜 느낄 뿐이라고 한다. 오늘 밤까지 계속 통증이 심할 거라고 한다.

약국 내에서 물도 먹지 말라고 적혀있지만, 마침 약국에 다른 사람도 없어서 약을 먹었다. 집으로 걸어오는데, 손이 아파왔다. 이렇게 밤새도록 아파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생각해 보니 얼음을 대고 있을 때에는 그렇게 아픈지 몰랐고, 차가움이 통증을 잊게 해준다는 의사말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근처 수퍼에서 각얼음을 2봉지 샀다. 얼음을 손에 얹으면서 집으로 왔다. 붕대가 젖을까봐 일회용 장갑을 끼고 얼음을 몇 개 꺼내서 손에 올려놨다. 그래도 통증은 여전히 있었다. 화상환자들이 심한 통증으로 고생한다는 것이 실감이 되었다. 만약 이렇게 계속 아프다면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싶었다.

아내가 병원을 가야해서 얼음 주머니를 하나 더 만들어서 여분으로 가져갔다. 운전하면서 가는 동안에는 계속 통증이 있었지만, 약을 먹은지 30분 정도 지나니 통증이 완화되었다. 집으로 와서 계속 얼음을 올려놓고 있었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하지만 얼음이 녹아서 교체하려고 비닐봉지에 채워 넣는 동안에 손바닥이 뜨겁기 시작하더니, 다시 통증이 시작된다.  얼음주머니를 만들어서 다시 손에 올려놓으니, 통증도 사라진다.

아내도 오래 전에 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 동안 얼음으로 화상부위를 식혔다고 한다. 화상에는 얼음으로 식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거같다. 저녁 12시가 넘어가니, 이젠 얼음주머니를 손에서 떼어도 손에 열기가 나지 않는다. 혹시 몰라서 얼음주머니를 여러 겹 감싸서 손에 쥐고 잠들었다.

다음 날 별다른 통증이 없어서 얼음주머니를 대지 않고 출근했다. 내 손에 붕대를 감고 있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많이 다쳤냐고 물어본다. 이럴때 관심을 가져주는 게 고마웠다.

점심시간에 병원에 가서 붕대를 풀렀는데, 생각보다 물집이 커지지 않았다. 특히 손바닥은 물집이 생기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얼음주머니를 계속 손에 대고 있어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거 같다. 물집이 큰 곳에 빨간약을 바르고 주사바늘로 물집 안의 물을 빼냈다. 그리고 화상연고를 바르고 다시 거즈와 붕대로 감아줬다. 이번엔 물집이 생긴 손가락만 감았다.

다음날 아침에 붕대를 풀어보니, 물집이 많이 없어졌다. 특히 붕대로 감아놓은 곳은 물집이 큰 한 곳을 제외하는 없어졌다. 오늘도 병원에서 물집에 있는 물을 빼냈다. 주사바늘만 있으면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주사바늘로 넣기 전에 빨간약으로 소독하고 물집 윗쪽으로 주사바늘을 넣어서 물을 빼낸다. 터트리면 감염우려도 있고 상처가 깨끗하게 낫지 않는다. 붕대로 감아 물집이 안생기게 하는 게 중요하고 생긴 물집은 터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화상 3일차

화상을 입은 날 저녁부터 양쪽 귀 상단이 뜨거워지더니 다음날부터는 가지러웠다. 손에 열기가 귀로 갔나 싶었다.  혹시나해서 먹는 약 때문이지 몰라서 의사에게 물어보니, 먹는 약과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이라고 한다.

첫날은 알약이 3알이었는데, 다음날부터는 약을 2알만 준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통증을 해소하는 약과 염증을 억제하고 단백분해를 촉진하여 부종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약이다.

화상 4일차

이젠 큰 물집 한개에 작은 물집 2개 정도만 있다. 이물집이 다른 곳에 다거나 쓸리면 아프다. 그래서 일회용밴드로 감았다. 아마 물집을 터트리지 않으면 잘 낫지 않을까 싶다.

 

2주가 지나가 터지지 않았던 물집 껍질이 벗겨지고 화상을 입었던 곳은 빨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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