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농막에 가서 하루 자고 왔다. 풀이 너무 무성해서 정글숲에 온 거 같았다. 안 간지 한달 정도 된 거 같은데, 그동안 날씨도 좋고 비도 많이 내려서 풀이 엄청 자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가는 날까지 비가 오고 다음날부터는 날씨가 맑았다. 비가 그치자 밭에서 풀을 뽑았다. 처음에는 낫으로 베었는데, 손가락으로 잡고 뜯어도 뿌리채 잘 뽑혀져 나온다. 그래서 신나서 일을 했는데, 잡초 뿌리 밑에 개미집이 많았다. 조심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개미한테 물린 것처럼 발목이 간지러웠다.
집에 와서 발목 주변에 벌레 물린 곳에 바르는 물파스 같은 것을 발랐는데, 자고 일어나니 양쪽 발목이 물린 곳이 빨갛게 여러 곳이 생겼다. 회사 끝나고 집에 오니 빨간 부분이 더 많이 생긴 거 같았다. 개미한테 물린 다음날부터 엄청 간지러웠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개미한테 물리면 5일동안 고생한다고 했다.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느라 몰랐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산책을 하다보니 양말과 바지에 개미한테 물린 곳이 계속 비벼지면서 엄청 가려웠다. 그래서 급하게 회사 근처 피부과에 가서 처방을 받았다. 2일분 약 처방을 줬는데, 하루 정도 먹으면 가려운 증상은 없어질 거 라고 했다. 대신 연고를 일주일 정도 발라야 한다고 한다. 약국에서 받은 연고는 스테로이드 성분이라서 하루에 한번 저녁에 바르라고 했다. 하지만 병원 갔다 와서 바로 발랐다. 저녁에 집에 가서 확인해 보니, 빨갛게 되었던 부분이 작아지면서 진해졌다.
밭에 개미가 많아지면 진딧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서로 공생관계라서 잎사귀를 진딧물이 갈아 먹으면서 배출하는 배설물을 개미가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진딧물의 천적인 딱정벌레로부터 개미가 보호해 준다고 한다. 즉, 개미가 많아지면 농작물 수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친환경 농사를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거 같다.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결국 농약을 쳐야 개미나 진딧물이 죽기 때문이다. 개미약을 뿌리면 일개미를 더욱 많이 생산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왕개미를 죽일 수 있는 제품을 주문했다. 잡스 개미라는 개미약인데, 개미가 군집생활하는 습성을 이용하여 영양분을 개미집으로 가져가서 나눠먹으면서 전부 박멸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개미가 많은 밭에서 작업시에는 긴 장화를 신어서 개미로부터 보호한다고 해서 장화도 주문했다. 전에 벌초할때 큰 형이 장화를 신었는데, ‘진흙땅이 아닌데 왜 신나?’ 궁금했는데 이제 이해가 되었다. 장화를 타고 올라와서 발목을 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나도 발목 주변만 물렸는데, 아마 개미가 종아리까지 타고 올라오지 않고 발목을 물음으로써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생각하나 보다.
난 밭농사 목적이 아니라 쉴 곳이 필요해서 전원주택지를 샀다. 경매 당시에는 영농부적합이라고 하는데, 밭이라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해서 매번 고구마를 심고 있다. 올해에는 많은 작물을 심어서 잡초도 더 많이 자라는 거 같다. 그냥 격년으로 고구마 농사를 짓고 나머지는 잡석을 깔아서 풀이 안 자라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