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준비
아버지 생신에 친척분들이 많이 참석을 했다. 그런데, 식사가 끝나고 헤어질 무렵에 형중이형이 내게 아직도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겠다고 했다. 마침 옆에 있던 큰 형이 내가 철인3종 대회에도 나가며 몸 관리를 잘 한다고 했다.
집으로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올해 신청한 대회 중에서 2개는 취소하고 한개가 남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대회일자를 확인해 보니, 3주가 남았다. 원래 이 대회마저 취소하려고 했는데, 친척들에게 철인3종 운동을 한다고 소문을 냈으니, 마지못해서라도 대회에 출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철인3종 대회에 나가려고 하면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적어도 2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게는 3주의 시간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3주간 운동계획을 짜고 본격적인 대회준비에 나섰다. 수영은 2달 가까이 하지 않은 상태이고, 자전거는 퇴근시에 조금씩 탔던 거라 문제는 안될 거 같았다. 가장 큰 문제는 달리기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아파트를 달리기로 했다. 처음에 아파트 3바퀴를 돌았는데, 힘들었다. 무릎이 아프다. 그리고 숨이 차서 달리기 힘들었다. 그 뒤로 아침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늦잠을 자서 달리기할 시간도 없고 무릎이 아플까봐서 매일 한 바퀴씩 늘려가기로 한 계획을 지킬 수 없었다. 결국 저녁에 아내가 산책을 할때 같이 오래 걷는 것으로 무릎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래 월요일과 화요일에 집중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연습을 하지 못했다. 대회 나가기 며칠 전에 아파트 5바퀴 돌아본 게 전부였다.
자전거 연습은 회사 퇴근길에 혼자서 타고 오는 것으로 연습을 대신했다. 거리가 43km이므로 충분히 연습이 되었다. 8월 말과 9월 초에는 비가 많이 와서 자주 탈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수,금,일요일 저녁에는 자전거로 퇴근하려고 노력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무조건 출발했다. 중간에 비를 맞거나 강한 바람에 고생을 하면서도 혼자서 탔다. 작년에 회사 동료와 같이 타고 자전거로 퇴근을 하니, 앞에서 바람을 막아줘서 힘들지 않았지만 막상 대회에 나가서 맞바람 때문에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영은 주로 월,화요일에 연습을 했다. 낮 1시에 하는 자유수영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50분 내내 자유형으로 쉬지 않고 연습할 수 있었다. 대회 1주일 전에는 이전 최고기량을 회복한 거 같았다. 50분에 22바퀴를 돌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달리기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거 같았다. 어자피 달리기는 마지막에 하는 거라서 죽기살기로 하면 될 거 같았다.
대회 전날
대회 전날 강력한 태풍 13호 링링이 한반도를 엄습했다. 내가 회사에서 대회장으로 출발하기 한시간 전에 수도권을 지나는 중이라 바람이 엄청났다. 태풍이 서해를 따라 북상하다가 북한 평안도 지방에 상륙하자 난 대회장으로 출발했다. 차를 운전하면서 가는데도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80km가 최고속도였다. 이번 태풍은 비보다는 강력한 바람이 무서운 태풍이다.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차가 흔들려서 내가 핸들을 움직이지 않았는데, 왼쪽 방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고속도로에 차도 별로 없었지만 다들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검차 및 대회설명회는 태풍으로 인해 세종특별시청으로 변경되었다. 1층에서 검차를 하고 4층에서 설명회를 했다. 내 번호는 580번이었다. 물품을 받고 자전거와 헬멧에 번호표를 부착하고 자전거와 헬멧 검차를 받았다. “드래프트 금지”라는 글씨가 적힌 검차 완료 스티커를 자전거에 붙여줬다. 1층에는 다양한 자전거 물품을 팔고 있었다. 경기복, 에너지 음료, 헬멧, 클릿신발, 휠 등을 팔고 있었다. 클릿신발에 관심이 있었지만 전부 가격이 비싸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에너지 음료 시식코너에서 한잔 얻어 마시고 설명회장으로 갔다. 이미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작년에 출전했었기에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참가자중 누가 번호표는 자전거 탈때에는 안 붙여도 되냐고 물었는데, 상관없다고 했다. 난 그 얘기를 듣고 대회에서 자전거를 탈때에 부착을 안하고 타고나서 달리기하러 나가서 번호표를 부착하지 않았다고 바꿈터로 다시 들어와야 했다. 괜히 시간만 낭비했다.
세종시청 바로 앞에 삼계탕을 파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근데, 내가 식사를 마칠때까지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밥도 안 먹나 싶었다. 그런데, 저녁을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다음날 달리기에서 고생을 했다. 적어도 대회 전 24시간은 식사량을 조절해야 했다.
대회날
작년 대회에서는 물통도 안가져오는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미리 가져갈 물품을 챙겨놨다. 숙소가 대회장에 20분 거리에 있어서 아침에 6시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슈트를 입는데 20분이상이 걸렸다. 미리 슈트를 입어서 몸이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다행이 지난번 처럼 자동차를 대회장에서 멀리 세우지 않아 바꿈터 마감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통은 바구니를 주는데, 바구니가 없다고 그냥 자전거 밑에 물품을 놓으라고 한다. 대회 참가자 인원이 미리 확정되었을텐데, 바구니 준비도 소홀하다니 아쉬웠다. 7시까지 수영연습이 가능했기에 바꿈터에 자전거와 물품을 비치하고 바로 수영 연습하러 갔다. 대회 전 수영연습은 필수이다. 미리 물에 들어가서 호흡을 해봐야 한다. 물에 들어가서 슈트 안에 물을 넣어서 움직임이 불편하지 않게 했다. 원래는 첫번째 턴까지 왕복 연습을 하지만 시간에 없어서 호흡연습만 하고 왔다. 그런데, 자꾸 수경 안으로 물이 들어 온다. 수경 사용법을 숙지하고 실전에서는 바짝 끈을 당겨서 사용하리라 다짐했다.
출발장소가 아닌 중앙무대가 있는 곳에서 대회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그쪽으로 이동해서 체조를 하고 정치인들의 인사말을 한참 들었다.
수영
수영 예상시간이 짧은 사람들 순서대로 출발을 한다. 난 30~35분대에 5열 종대로 줄을 섰다. 대회가 시작하자 20분대 사람들 먼저 수영 출발장으로 이동했다. 우리도 그 뒤를 따라서 수영출발장소로 이동했다. 턴마크가 표시된 곳으로 총 2바퀴를 돌면 되는 것이다. 출발 벨이 울리자 맨 처음조가 출발을 했고, 나도 긴장되었다. 귀마개를 하고 수경 끈을 바짝 조였다. 내 차례가 되어 물어 뛰어 들었다. 하지만 호흡이 안되고 수경 안으로 물은 계속 들어왔다. 배영 자세로 바꾸고 수경 안의 물을 빼고 다시 수경을 썼다. 하지만 계속 물이 들어와서 몇 차례를 계속했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꽉 조인 다음에서야 물이 들어오지 않았다. 호흡이 안되어 팔을 두세번 젖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야 했다. 다시 제자리에서 물 속에서 숨을 뿜는 연습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겨우 호흡이 되자 나도 사람들을 따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단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부딪쳐서 턴위치를 크게 돌아야 했다. 이번 대회에는 유난히 사람들과 몸싸움이 많았다. 팔굽치에 맞기도 했다. 내 다리를 누가 누르는 것 같기도 했다. 나도 내 발이 다른 사람에 닿는 것을 느꼈다.
한바퀴를 돌고 나서 물 위로 나올때 나는 기어서 나와야 했다.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일어설 수가 없었다. 허리운동을 한 후에 두바퀴를 돌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 갔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스를 정확하게 모를 정도로 이상했다. 왠지 너무 크게 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기록을 보니, 두번째 바퀴에서 더 시간이 걸린 것으로 봐서 크게 돈 거 같다. 이글을 쓰면서 턴이후 각도를 제대로 확인했다. 코스도 숙지하지 못할 정도로 준비가 소홀했다.
3/4 정도 지났을때 머리가 아팠다. 수경끈이 머리를 너무 세게 조여서 피가 안통하나 싶어서 중간에 수경을 벗어 보기도 했지만 마찬가지 였다. 하지만 수영을 끝나고 나자 머리통증을 사라졌다. 아마 호흡 부족으로 산소가 부족한 거 같았다.
싸이클
바꿈터까지 뛰면서 슈트를 절반 쯤 벗었다. 바꿈터에 와서 슈트를 벗는데 발목에 걸려서 잘 벗겨지지 않았다. 다른 발로 슈트를 밟고서야 겨우 발목이 빠져나왔다. 수건으로 발을 닦고 양말을 신고 슈트를 입었다. 물품을 미리 챙겨 놓지 않아 주섬주섬 챙겨서 나왔다. 출발 위치 전까지는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 이 대회의 자전거 코스는 출발위치에서도 한참을 울퉁불퉁한 돌로된 길을 지나야 제대로 된 도로가 나왔다.
큰 도로에 나왔는데도 속도가 나지 않았다. 28km/h정도에서 올라가지 않았다. 혹시 오르막길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약간 오르막길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날 추월하고 갔다. 심지어 여자선수들도 전부 날 추월했다. 난 겨우 내 앞의 나이드신 분 한명을 추월했을 뿐이다. 하지만 나도 10km정도 지나자 몇 명을 따라 잡기 시작했다. 오늘 같이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에어로자세를 유지해서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내리막길에서는 오르막길의 낮은 속도를 보완하기 위해서 최대 시속 50km/h까지 달렸다.
처음 한 바퀴를 돌고 앞사람 따라가다가 그냥 대회장으로 들어올뻔 했다. 그 직전에 다른 사람들을 추월하면서 정신없이 달리다가 턴을 해야 하는데, 지나쳤다. 다행이 바로 알아서 다시 돌아갔다.
중간에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냐하면 사이클을 탈때 물을 많이 마시면 달리기할 때 힘들어서이다. 그렇게 한 것이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달리기 할때 배가 아프지는 않았지만 몸에 열이 많이 나서 몸의 온도를 식히려고 고생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비오는 날에는 바람을 평소보다 줄여야 한다고 한다. 난 며칠전에 타이어에 바람을 넣었기에 대회날 아침에 바람을 더 넣고 싶었지만 펌프가 없어서 넣지 못했는데, 그래서 턴할때 속도를 덜 줄였음에도 안전하게 탈 수 있었던 거 같다. 자전거는 평속 30km/h로 마칠 수 있었다.
달리기
다시 바꿈터로 왔더니, 나보다 늦게 출발했던 내 앞뒤 번호 선수의 자전거가 걸려있다. 나도 정신없이 자전거를 걸고 운동화로 갈아 신고 나왔다. 그런데 바꿈터 출구에서 배번을 안했다고 해서 다시 바꿈터로 들어와서 번호표를 하고 나왔다. 작년 대회에서는 자전거 탈때 미리 달고 나갔었는데, 이번에는 설명회 때 자전거 탈때 안해도 된다고 해서 그냥 갔다가 달리기하러 갈때 깜빡했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내 발이 앞쪽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제자리 뛰기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만 멀리 뛰려고 하면 심장이 뛰어서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허리가 계속 아팠다. 첫 바퀴를 돌고 나서는 본격으로 걷기 시작했다. 조금 뛰다가 다시 걷다가를 반복했다. 내 앞에 여자선수들이 가고 있는데도 추월은 커녕 같이 보조를 맞추기도 힘들었다. ‘이러다가 시간 초과로 탈락하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바퀴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걷는 시간만 더 늘었을 뿐이다. ‘다시는 대회 출전 안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중간에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정말 힘들다고 계속 느꼈다.
눈 앞에 결승선이 보이는데도 달리기를 멈추고 걸었다. 결승선이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는데 힘들어서 걸어야 했다. 겨우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 메달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바로 음료수 2병을 받아서 몸에 뿌렸다. 몸의 온도는 낮춰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 작년에는 결승선 근처에 샤워시설이 있어서 몸을 식힐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없었다.
바꿈터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다시 점심 먹으러 나왔다. 배식을 받아 그늘막도 없는 곳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구름이 지나자 햇살이 직접 내리 쬐어 따가울 정도였다. 이번 대회의 주최측은 여러가지로 준비가 소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맛있던 점심이 맛이 없었다. 아니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물만 한 병 마시고 대부분 식사는 버렸다. 그 와중에 이온음료와 생수 한병을 챙겼다. 그제서야 샤워하는 곳이 보였다. 그곳에서 한참동안 있었다. 정말 힘든 대회였다.
바꿈터에서 장비를 챙겨서 나올때 자전거의 배번과 손목에 있는 배번을 확인했다. 비싼 자전거라서 꼼꼼히 챙기는 모습은 마음에 들었다.
문자로 날라온 대회결과 사이트에서 조회를 하니 달리기 결과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 난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거 같았는데, 다행이었다. 작년 대회와 비교하면 수영과 사이클은 조금씩 밖에 늦지 않았는데, 달리기는 역시 한참 늦었다. 또 다른 문제는 바꿈터에서 너무 오래 있었다는 점이다. 대회준비가 미흡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적어도 2개월 전부터 대회 준비를 해야겠다.
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달리기 연습을 좀 더 하면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3주 연습으로 이정도 결과가 나온 거라 만족한다. 내년에는 달리기 연습을 좀 더 해서 2시간 40분대를 만들어야 겠다.
바꿈터에서 만난 사람은 동호회 활동을 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같이 운동을 할 수 있어 동기부여도 되고 재미있다고 한다. 주말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같이 운동할 수 있다고 하니, 동호회 가입을 고려해야 겠다. 그 사람은 강동클럽 소속이었다. 내 다음 번호인 581번인 사람은 자전거가 정말 좋았다. 트랙 꺼인데, 헬멧에 고글까지 일체형인 자전거 장비는 단연 최고였다. 하지만 나와는 5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물론 5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좀 더 연습하면 가능한 시간이다.
내년 목표를 여기에 미리 적어놔야겠다.
수영 : 30분, 바꿈터(T1): 4분, 사이클 : 1시간 15분, 바꿈터(T2) : 1.5분, 달리기 : 50분
– 평속 : 자전거 32km/h, 달리기 12km/h
최종목표 : 2시간 45분(5분 여유)






T1 수영마치고 오면서 웻슈트 상의를 탈의하고 바꿈터에 도착해서는 무릎까지 슈트를 내리고, 두발로 슈트를 밟으면서 복숭아뼈까지 발로 벗으면 손쉽다. 그리고 마지막은 축구공을 차는 동작으로 발을 뻥 하고 차며, 복숭아 뼈에 걸쳐 있던 슈트가 손쉽게 벗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