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책을 낸다는 것

새벽에 자고 있는데, 아내가 깨운다. 새벽에 아파트 산책을 하고 싶은데, 같이 가자는 것이다. 새소리가 들려서 산책하고 싶다는 것이다. 난 비몽사몽 간에 따라갔다. 그런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시 우산을 가지고 나갔다. 한바퀴를 돌고 나니 잠이 깨서 회사 얘기를 했더니, 아내는 그만 들어가자고 한다. 회사 얘기를 집에서 안하는 것이 좋은데, 자꾸 업무 얘기만 하니까 싫었나 보다. ㅎㅎ

집에와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조선일보 기사를 읽었다. “페북에 올린 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부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제목이다. 그런데, 내가 읽었던 책의 저자 얘기였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독서평을 부탁한 지인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대해 논쟁이 있다는 내용이다. 첫번째 논쟁에서 언근된 책이 “완벽한 공부법”이었다. 나도 읽었던 책이라서 기사를 읽다 말고 책장으로 가서 책을 꺼냈다. 책 겉표지를 감싼 띠지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마 내가 제대로 읽지 않은 거 같다. 그냥 독서감상문을 쓰기 위해서 중간중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기사 내용을 마저 읽으니,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에 대해 감동근 교수가 비평한 내용이 나온다.

방대한 레퍼런스를 요약 정리했다는 (신씨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 ‘완벽한 공부법’을 읽었는데 맥락 없이 나열되는 바람에 공허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부분은 내가 평소에 공감하던 부분이었다. 나도 한때 독서에 대한 관심이 많아 독서모임에도 나간 적이 있었다. “본깨적”의 저자가 독서의 장점 중의 하나로 언급한 부분이 책을 읽고 중요부분을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책을 쓸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 많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을 내고 있는데, 대부분이 자신이 읽은 책을 짜집기 해서 낸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사례에 나오는 것들이 다른 책에서 언급된 부분이 너무 많아 도대체 저자의 독창적인 생각이 무엇인가 싶었다. 자신이 책을 통해 깨달은 내용을 다시 읽을 책을 언급하여 설명하는 정도의 수준인데, 굳이 자신의 책이라고 출판할 정도인가 싶다. 본인의 깊은 사고와 연구 결과는 없고 그저 나열식으로 사례만 들고 있다. 

감동근 교수를 그러한 부분을 언급했다. 그런데 신영준 작가는 쟁점사항이 아닌 반박한 감동근 교수의 흠결을 파헤치는 방향으로 공격을 했다. 결국 감동근 교수는 사과를 했다. 하지만 난 감동근 교수의 행동에 용기를 보낸다. 감동근 교수는 신영준 작가에 대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자신이 인공지능전문가로 오해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리고 관련 책을 절판하고 책으로 인한 수입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했다. 관련사항은 팩트체크라는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니 감동근 교수가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참고글 : [팩트체크] 감동근 교수는 ‘왓슨 프로젝트’에 참여했나 안했나) <뉴스톱>에서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다.  

1. 감동근 교수는 IBM 연구소에서 퀴즈 인공지능 왓슨의 하드웨어(Power7) 개발에 참여했다.

2. 감동근 교수의 <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해설하고, 바둑을 통해서 인공지능의 과거, 현재를 살펴본 책이다. 감 교수는 2016년 5월 시점에 과학자로서 이런 작업을 수행할 만한 적임자였다.

3. 감동근 교수는 퀴즈 인공지능 왓슨의 소프트웨어(Deep QA엔진)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 교수는 <바둑으로 본 인공지능> 저자로서 집필, 방송, 강연 등을 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4. 감동근 교수는 <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 서문부터 자신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자신의 사과대로 언론이 ‘인공지능 전문가’로 자신을 포장할 때, 일부 이를 적극적으로 시정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감 교수는 사과와 함께 사죄의 의미로 약 1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감동근 교수의 자숙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영준 작가의 짜집기식 저작에 대해 많은 비평을 하고 있고 작가도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출처를 언급했으니 표절은 아니며 책을 절판할 이유도 없고, 저작권 관련 부분은 소송에서 지면 배상하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많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나는 두사람의 논쟁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지만 감동근 교수의 책임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내고, 독서전문가의 짜집기식 도서 출판에는 반대하고 싶다.

One Comment

  1.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새벽 산책을 마치고 다시 잠이 들었던 아내가 거실로 나오면서 무서운 꿈을 꿨다고 한다. 꿈 얘기를 들어보니, 애들이 어린이도 나온다.
    아직도 애들이 아내에게는 어린이로 보이나 보다. 작은애가 고3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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