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러 대학로에 가다

로마의 페르미니 역에서 한 시간 넘게 달려
파자의 본향 나폴리에 들어섭니다.
진한 초록빛 바다 위에 이글거리는 태양은
‘오 솔레미오’를 흥얼거리게 합니다.
먼발치 해안가 절벽에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가
쉬지 않고 ‘돌아오라 소렌토’를 토해냅니다.

풍랑을 피해 내 배는 살 같이 바다를 지나게끔
루치아 여신께 노래한 산타루치아 해변.
고개 들면 배수비오 화산이
품베이 묻어 둔 과거를 뽐내고 서 있습니다.
태양과 물과 평야의 삼박자 리듬으로
피자의 본향임을 노래합니다.

디마떼오의 피짜 한 조각 물면
나폴리의 가지가지가 전해옵니다.
한국 최초의 나폴리피짜 디마떼오가
1998년의 초심으로
한 판 한 판 하루하루를 역사로 기록합니다.

배우 겸 피짜이올로 이 원 숭

——

주말에 북창동수제비를 먹으러 가는 길에 광화문 시위로 도로가 통제되어 대학로에 있는 식당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원숭이라는 개그맨이 운영하는 나폴리 전통피자를 만드는 디마테오라는 식당이다.  위의 문구는 테이블 위에 깔려 있는 네프킨에 적힌 문구이다.

어딘지 모를 도시 사진을 배경으로 한 컷!
뭔가 이상하다. 약간은 속은 거 같다.
종업원이 와서 치즈를 갈아서 뿌려준다.
아내가 주문한 해물크림스파게티이다. 근데, 많이 짜다. 27,000원 짜리 치고는 양이 적다.
저 커피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러 한번 더 가봐야 겠다.
화덕 피자는 앞으로 사양해야 겠다. 바닥은 타서 쓰고 위에는 안 익었다. 정말로 94년도 나폴로에서 먹었던 그런 맛이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답게 마늘이 걸려 있다
간판을 얼핏보면 디마테오에서 육개장과 보쌈을 파는 줄 알겠다. ㅎㅎ

간만에 대학로를 가서인지 대학로가 참 많이 바뀌었다. 대학로 골목에는 차가 거의 없고 아닌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차를 조심히 몰려서 겨우 식당을 찾아 갔는데, 근처 주차할 곳이 없었다. 주차장마다 차가 잔득 대기하거나, 주차장이 만차라서 아예 받지 않았다. 결국 이화동까지 가서 주차하고 식당으로 걸어왔다. 식당 건너편에 혜은이의 45주년 콘서트가 하고 있어서 아줌마가 많았다. 그리고 건너편인 식당까지 와서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시간이 되면 아내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 그런데, 대부분은 우리보다 한참 나이 많은 아줌마들이다. ㅎㅎ
식당은 작년엔가 리모델링은 했다고 하는데, 이곳을 방문한지 오래되어 뭐가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거의 10년 전에 애들을 데리고 나폴리 전통피자를 먹겠다고 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주문한 피자는 바닥면이 너무 탔다.  94년도에 나폴리에서 유명한 피자집에서 먹던 그맛이다. 도우는 타고 위의 시금치 같은 것은 덜 익은 상태이다. 오늘은 익힌 게 아니라 아예 생으로 된 것을 올려 준다.  내가 기억하는 나폴리 피자는 별로이다. 때에 따라 오리지널보다 우리 입맛에 맞춘 변화된 음식이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급하게 먹은 감이 있지만 난 노을이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이곳에서의 노을은 정말 멋있었다. 대학로가 막 생겨 났을때 백동 쪽에서 남산 방향으로 바라본 대학로의 노을은 정말 멋있다. 오늘은 구름이 많이 껴서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노을이 있는 거리를 아내와 같이 걸으니 좋았다. 모든 게 변해버리고 친구들도 떠나버린 이곳이지만 아직도 이곳에 오면 난 기분이 좋다.

One Comment

  1. 요샌 찍은 사진마다 전부 흔들리는 게 ‘중풍이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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