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섞어 마신 소맥으로 인해 아침에 머리가 아파서 깼다.
그런데, 옆에서 주무시는 큰 형님의 코고는 소리에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을 산책길에 나섰다.
처가집을 나서서 왼쪽으로 돌아 텃밭을 지나 애들이 좋아하는 송아지가 있는 외양간으로 가는 길이다.

7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아 멋있다. 사진에는 안개가 제대로 보여지지 않아 아쉽다.

올해에는 태풍피해도 없어서 벼농사는 잘되는 거 같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태풍으로 인해 벼들이 쓸어져 있곤 했는데..

코스모스 길 가에 트랙터가 세워져 있다. 농촌에서 트랙터의 가치는 엄청나다. 내가 군대에 있을 적에, 약 30년전쯤인가 집에 5천만원짜리 자가용이 있다고 하면서 그게 트랙터라고 하던 후임병의 말이 생각난다.

아직 아침 안개로 인한 물방울이 마르지 않아 마치 물에 젖은 거 같다.

이사진은 가로로, 세로로, 위 여백을 남기면서 여러장을 찍었다. 파란 하늘과 나무 세 그루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제 물이 빠진 논의 모습이다. 벼들도 낱알이 토실하게 여물었다.

이제 해가 떠오르고 있다. 해는 떠오르고, 아직 안개는 안 걷히고, 벼에도 아직 물방울이 그대로이다.

멀리서 바라본 처가집. 저기 어딘가에서 아직도 자고 있을 우리 식구들.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이다. 보호수이다.
통안리에서 구림을 지나 강천산으로 가는 길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다. 한그루가 엄청 커서 그 밑에서 쉬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언젠가 안개 낀 아침에 그 느티나무를 찍고 싶다. 그시간에 할아버지들은 나와 계시지 않겠지만… 저녁 무렵에 가는 게 나을까?

길가에 많은 코스모스가 이제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마을 초입에 있던 코스모스. 이건 마을을 배경으로 하려고 찍은 사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