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입한 철인동호회에서 자원봉사자가 부족하다고 지원을 바란다는 글을 보고 여름휴가를 하루 당겨서 일요일부터 휴가를 내고 여주로 갔다. 나는 자원봉사를 안해봐서 사진이라도 찍어주려고 카메라를 챙겨서 갔다.
사전에 자원봉사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알아서 준비하라고 한다. 만약에 준비한 물품이 겹칠까봐 물어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글을 쓴 사람도 실제 자원봉사는 아니고 사진봉사(?)를 하기 때문에 보급을 지원하지 않아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른 자원봉사자 연락처를 몰라서 그냥 알아서 준비했다. 내 경험상 이온음료가 가장 중요한 거 같아서 이온음료를 사고, 2리터 생수 2병을 꽁꽁 얼려서 가져갔다. 추가로 각얼음 1봉지를 샀다.
가는 도중에 윤영식 회원에게 연락이 왔다. 마침 연락처도 몰라 어떻게 동호회 보급소를 찾아가나 걱정하였는데, 잘 되었다. 주차장에서 최주영 회원도 만났다. 전날 숙박을 하지 않고 새벽에 출발해서 도착한 것이었다. 윤영식 회원과 전화로 위치를 얘기했는데, 한참 헤메다가 겨우 찾아갔다.
짐을 내리고 근처에 주차를 했다. 짐을 내려놓고 바꿈터로 갔다. 그곳에 있으니,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선수가 몰려서 우리 동호회 선수만 찍긴 어려웠다.
이번 대회는 수영 대신에 4km 두바퀴 도는 달리기로 대체되었다. 달리기가 끝나고 바꿈터로 들어가는 곳에서 우리 동호회 선수를 찍기 위해 기다렸다. 하지만, 보급형 카메라로는 달리는 선수를 빠른 시간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웠다. 결국 심도를 깊게 하여 초점거리를 길게해서 찍었다. 멋있는 사진처럼 인물만 초점이 맞고 배경을 흐리는 인물 중심으로 찍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가까이에서 직접 하프코스 대회를 보니, 올림픽코스와 다르다는 것과 더운 날씨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겠다. 특히 사이클 85km를 평속 30km/h이상으로 달린 다음에 달리기는 왠만큼 운동해서는 평소 실력이 나오기 어렵다.
달리기가 시작되자 본격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시작되었다. 나는 계속 사진을 찍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선수들에게 음료과 얼음 등을 제공하기 위해 선수 도착 전에 미리 준비하고 짧은 시간에 선수에게 전달했다. 특히 철인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사람은 더운 날씨에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얼음과 시원한 물을 준비한다. 시원한 물은 마시는 용도가 아니라 몸에 뿌려 식히는 것이다. 마시는 것은 이온음료이다. 자봉단에서 준비한 얼음이 소진되어 나중엔 시원한 물만 제공했다.
대회에서 보급이 부실한 경우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보급소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오르막 구간 끝에 위치한 우리 보급소는 대회 측의 보급소에 버금가는 지원을 했다. 쥐가 난 사람에게 쥐약(?)과 스프레이 파스를 제공하고, 아픈 사람에게는 그늘을 제공해서 쉬게 해줬다. 물론 음료 급식로 해 줬다. 동호회를 따지기 전에 힘들게 달리는 사람을 보면 안쓰러워서 안 도와줄 수가 없다. 자원봉사를 줄여서 자봉이라고 하는데,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선수들이 운동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대부분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뛰었지만 일부는 평소처럼 뛰었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퍼진 경우도 있고 어떤 선수는 너무 천천히 달려서 항상 여유로웠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항상 지날 때 웃으면서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는 선수도 있다. 대부분은 운동이 끝날 무렵에 체력을 소진해서 힘들어한다. 대회에서는 기록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단축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하면서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보면서 내년에 하프에 대한 도전이 조심스럽다. 함부로 하프에 출전하겠다고 말하기 겁난다. 평소 훈련을 충분히 한 다음에 공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