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로 휴일에 제대로 쉬지 못해서 휴가를 냈다. 아내와 함께 간 곳은 대학로였다. 원래 늦었지만 가을단풍구경을 가려고 나섰지만, 영하로 내려 간다는 뉴스에 시내로 방향을 바꿨다. 그래서 창덕궁 후원을 가볼려고 했는데, 당일 매진이라 입장을 할 수 없어 근처의 대학로로 향했다. 먼저 혜화동 성당을 잠깐 구경하고 대학로를 걷기로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불어로 시장이라는 뜻을 가진 마르쉐가 열리는 날이었다. 매월 두째주 일요일에 열린다고 한다. 지역별로 여러곳에서 열리는 데, 이곳은 마르쉐@혜화라고 불린다. 정확히 행정구역상 동숭동인데, 왜 혜화로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가격은 다른 곳보다 비싸지만 직접 생산자와 소비자가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은 유기농 제품이 많았으며, 예술가 들이 직접 재배하여 만든 제품들고 있고 자기가 키운 농작물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중에서 단연 인기가 많았던 곳은 직접 먹을 수 있는 코너였다. 생강차나 과일쨈 등도 있었지만 구경하면서 먹을 수 있는 곳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붐볐다. 우리도 애들 주려고 초코릿이 듬뿍 뿌려진 브라우니를 샀다. 또한 우리도 군것질 거리로 오징어먹물크로켓을 샀다. 작은 것이 3천원이나 했다. 시식한 생강차가 겨울철에는 딱이겠다 싶었지만 그건 다음에 와서 사야겠다.
장터가 열린 곳은 현재 예술가의 집으로 이용되고 있는 곳인데, 예전에는 서울대 본관건물이었던 곳이다.
우리는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서 대학로 골목을 한바퀴 돌았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주택이었다. 내가 최초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담이 높은 주택가였다. 그러다가 대학로가 생기면서 하나둘씩 주택가를 개조해서 카페가 생겨나더니, 이젠 빌딩으로 가득한 동숭동이 되어 버렸다. 나의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이젠 거의 흔적을 찾아 보기 힘들다. 마로니에 공원도 보행자가 많아져서인지 공원이 아닌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