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대 구입기

카메라 살때 끼어준 삼각대로 이제까지 잘 버텨왔다. 가끔은 가족끼리 놀러갈때도 함께 했다. 대부분은 집에서 애들 잘때나 애들용이었다. 아빠가 집에서 카메라를 닦거나 조작법을 배울때 애들도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며 삼각대를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약한 삼각대가 한창때인 우리애들의 왕성한 힘을 견딜 수 없었나 보다. 결국은 고장나 버렸다. 거의 동시에 작은 것도 망가졌다.

난 이때를 기다렸다. 드디어 나도 제대로 된 삼각대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싶었다. 애들이 고마웠다. 이렇게 기회를 주어서.

난 사실 전에 20만원 상당의 정말 튼튼한,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벅찰 정도의 좋은 삼각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드림랜드에 눈썰매타러 갔다가 잃어버렸다. 왜 눈썰매를 타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갔냐고 반문하겠지만, 난 그때 영어학원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영어프로젝트를 찍고 있었다. 전부 영어로만 말을 하였고 드라마, CF, 뉴스 등 TV에서 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우리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였다. 다행이 나는 영어로 몇마디하지 않았지만 전체 기획, 촬영, 편집 등의 노고에 힘입고 SDS학원의 5,6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다. …

서론이 엄청 길었다.
난 www.slrclub.com이라는 사이트의 회원장터에서 우연히 삼각대 2대를 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하나는 “맨프로토(Manfrotto) 190d+141rc+스트랩”였는데 플레이트(1만원 상당)이 없었고 다른 하나는 “190구형+141rc+스트랩”였다. 구형은 9만원, 신형은 10만원이었다. 난 즉시 리플을 달았다. 비록 우선순위는 밀렸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처를 남겼다. 판매자한테 연락이 왔다. 구형은 팔렸고, 신형은 1순위가 연락이 안되어 대기후보란다. 다행이 1순위 예약자가 입금 마감시한을 넘여 나에게 기회가 왔다. 그래서 난 다음날 영등포역까지 찾아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분명히 오후 2시경에 전화을 하여 19:30에 만나자는 약속을 했는데, 영등포역에 도착해서 전화하니, 촬영때문에 1시간 넘어야 영등포역에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난 무조건 기다린다고 했다. 왜냐하면 내일 다시 올려면 최소한 2시간을 소비해야 했으며, 시간 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쪽에서 미안하다고 다음날 점심시간에 회사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난 무거운 것을 들고 갈 일이 걱정되었지만 해소되어 OK했다.
다음날, 나는 삼각대 모양이 궁금하여 다시 그사이트에 올린 사진을 보려 했다. 하지만 게시자가 이미 사진을 삭제하고 금액을 1만원 인상했다. 혹시 사기꾼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신형을 9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갈등했다. 그냥 취소하고 신형을 9만원에 사버려? 하지만 신용이 중요하기에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점심시간에 전화가 왔다. 1시경에 도착할 것 같다고 ..
마침내 판매자가 가져온 것은 구형이었다. 물론 플레이트도 있는 거였다. 나 같은 초보가 신형, 구형이 무슨 상관이냐 싶었다. 또한 구형이라 9만원에 판다는 거였다. 삼각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해줬다. 편리하고 안전한 기능이 많았다. 갑자기 판매자의 인상도 좋아 보이고 착해보였다. 학생이라는데 캘로퍼 구형을 몰고 왔다. 구형이라고 학생이 차까지 가지고 있는 거 보면 정말 사진을 전공하는 것이 맞나보다. 사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많은 집 자제가 많다(경험적으로..)

오늘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삼각대 구입으로 너무 들떠 있어 일이 안되어 나의 삼각대 구입기를 이렇게 쓴다. 나도 이젠 전문가(?)용 삼각대를 구입하게 되었다. 구입을 마음에 먹은지 1개월만에 내 손에 쥐어졌다.
이제부터 야경도 문제없다.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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