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PC 시대가 열린다 -선진기업들의 포스트 PC 전략
[자료원] 나준호 주간경제 616호 2001.03.28
최근 성장세 둔화와 경쟁 심화에 직면한 PC 및 가전 산업의 돌파구로 포스트 PC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트 PC시장은 그 특성이 기존의 IT 산업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 진입 전략 수립에 있어 많은 주의가 요망된다. 포스트 PC시장의 특징과 함께 주요 선진 기업들의 전략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른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 기술 발전 및 산업간 융합(Convergence)의 진전, 기존 PC 및 가전 시장의 성장세 둔화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최근 포스트 PC (Post PC)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성장 한계, 경쟁 심화, 낮은 수익성 등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PC, 가전, 정보통신 산업의 기업들에게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포스트 PC 시장은 매력적인 사업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PC란 무엇인가
포스트 PC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포스트 PC란 ‘이제까지의 PC와는 다른 외형과 기능을 갖춘 PC 이후의 정보기기’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즉 포스트 PC 제품들은 특정 기능에 특화된 non-PC형 정보기기로서 인터넷 접속과 간단한 컴퓨팅이 가능하며,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운 특징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포스트 PC 제품으로는 스마트폰, 피쳐폰(Feature Phone), PDA, HPC, 웹패드, 인터넷 단말기, 인터넷 TV 셋탑박스, 인터넷 게임기, 인터넷 스크린 폰, 인터넷 백색가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차세대 정보기기 제품군들을 해외에서는 흔히 인터넷 정보기기(IA: Internet Appliance, Information Appliance)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포스트 PC라는 명칭이 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포스트 PC 제품군과 기존 PC의 가장 큰 차이점은 종전의 PC가 다양한 기능을 모아 놓은 통합형 범용 정보기기인데 반해, 포스트 PC는 PC의 여러 기능을 따로 떼어놓은 분산형 특화 정보기기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PDA는 이동 컴퓨팅, 스마트 폰은 음성통신, 인터넷 게임기는 엔터테인먼트를 주기능으로 가지며, 각각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강화하는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다.
포스트 PC 제품군의 또다른 특징은 산업간 융합의 최전선으로서 컴퓨터의 컴퓨팅 기능, 정보통신의 데이터 통신 및 인터넷 기능, 가전의 사용자 편의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TV 셋탑박스는 PC보다 친숙한 TV를 통하여 인터넷 서핑과 이메일 등 인터넷 기능과 일정관리, 엔터테인먼트 등 단순 컴퓨팅 기능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포스트 PC 제품군은 이처럼 기본적인 인터넷 기능과 컴퓨팅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쉽고 저렴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PC 사용자 뿐만 아니라 그동안 PC 사용법 습득에 어려움을 느껴왔던 계층, 인터넷은 사용하고 싶지만 PC의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해왔던 계층들에 쉽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한한 성장 잠재력 예상
이 때문에 포스트 PC 제품군은 성장세 둔화, 경쟁 심화, 수익성 저하에 직면한 전통적 PC 및 가전 산업의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 가전 산업의 경우 시장성장률이 연평균 3~5% 대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PC 시장 역시 최근 PC 보급률의 급격한 증대로 성장 잠재력이 소진되어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02년에는 성장률이 금액기준으로 5.3%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이제 막 형성 단계에 있는 포스트 PC 시장은 무선 인터넷을 축으로 한 기술 발전 추세와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 정도에 따라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예상되고 있다. IDC는 포스트 PC 시장이 2000년 280만대, 48억달러 규모에서 2004년 890만대, 178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33.5%의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Dataquest는 포스트 PC 시장이 2000년 2,080만대, 56억 달러 수준에서 2003년 3억 9090만대, 912억 달러로 연간 283%의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포스트 PC 시장은 금액 기준으로 PC 시장의 1/3 수준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 전망에 큰 편차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장조사기관별로 각각 개념 정의와 분류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포스트 PC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선진 기업들이 앞다투어 포스트 PC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 역시 포스트 PC 시장 진출을 향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LG 전자는 웹패드의 일종인 아이패드를 지난 1월 선보여 큰 호평을 얻었고, 삼보 컴퓨터는 2000년 말 포스트 PC 전용 생산 공장 준공을 발표하였으며,삼성전자는 포스트 PC를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육성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복합적 경쟁 구도 예상되는 Post PC 시장
그러나 포스트 PC 시장은 그 특성이 기존의 산업과 차별적인 점들이 많기 때문에, 사업 전개 과정에서 사전에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직면할 위험이 상존해 있다. 따라서 시장 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먼저 이러한 위험요소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포스트 PC 시장은 낮은 진입장벽, 참여 기업들의 이질성, 제품의 다양성, 산업간 융합에 따른 신개념 제품의 지속적 출시 등의 특성 때문에 언제라도 치열한 경쟁 국면에 돌입하게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특히 포스트 PC 시장에서는 제품간 경쟁, 제품군간 경쟁, 기업간 경쟁 등의 복합적 경쟁 구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제품간 경쟁은 가격 및 성능 뿐만 아니라 기능, 디자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경쟁 요소를 축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포스트 PC 시장에서는 제품이 다양하고 이질성이 높을 뿐더러 형성단계의 특성상 지배적인 경쟁 구도가 불명확하여 다양한 경쟁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스트 PC 시장에서의 경쟁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품질좋고 저렴한 제품이라면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차별화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게임기의 경우 하드웨어의 성능 수준도 중요하지만 해당 게임기가 훌륭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많이 제공하고 있느냐가 경쟁의 관건이 된다. 인터넷 단말기의 경우 가격 및 기능 뿐만 아니라 특정 ISP의 인터넷 서비스만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다른 인터넷 서비스도 쉽게 접근가능한가 여부가 차별화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전자가 인터넷 한정 (Walled Garden) 전략이라 불리워지는 반면, 후자는 인터넷 개방 (Open Internet) 전략이라 불리워지고 있다.
제품군 간에도 치열한 시장 주도권 경쟁 예상
포스트 PC 시장에서의 경쟁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제품 간에만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군 간에도 경쟁이 전개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무선 인터넷 단말기 시장에서는 웹패드, PDA, 스마트폰, 피쳐폰 등 다양한 포스트 PC 제품군들이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품 컨셉 측면에서는 적절한 컴퓨팅 성능과 휴대성을 갖춘 PDA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능 및 기능상의 우위가 반드시 경쟁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소비자 인지도 및 통신사업자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감안해볼 때 스마트폰이나 피쳐폰이 보다 광범위한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편 웹패드는 컴퓨팅 성능은 뛰어나지만, 휴대성, 가격, 배터리, 디스플레이 내구성 등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어 교육용, 산업용 기기 시장을 위주로 니치 마켓을 형성할 전망이다. 비록 이들 제품군 간의 통합 노력이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이러한 경합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PC 산업의 경쟁 구도의 세번째 특징은 기업간 경쟁이 네트워크 경쟁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PC나 가전 산업에서도 네트워크 경쟁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PDA 시장에서 팜OS 진영과 윈도우CE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인터넷 TV 시장에서 웹 TV진영과 AOL TV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인터넷 게임기 시장에서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진영, 닌텐도 게임큐브 진영,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등은 포스트 PC 시장의 복잡한 경쟁 구도를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경쟁 경향은 포스트 PC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 뿐만 아니라 전후방 산업의 주요 기업과의 적절한 전략적 제휴와 연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부품, OS, 플랫폼 분야에서도 표준 경쟁 치열
한편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초기 시장의 특성상 부품, OS 분야의 시장 표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 치열한 표준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PC 산업에서는 윈텔로 불리우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의 시장지배력이 이미 확고해진 반면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운영체제(OS)의 경우 윈도우CE, 리눅스, 팜 OS, EPOC 등 다양한 운영체제가 경쟁 중에 있으며, CPU 부문에서도 인텔뿐만 아니라 트렌스메타, AMD, 모토롤라 등 많은 기업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또한 플랫폼 및 기반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MS 진영과 반 MS 진영간의 표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드웨어 제조기업에게 이러한 산업 특성은 PC 산업에 비해 제품 설계상의 자유도와 상대적으로 강한 구매교섭력(Bargaining Power)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OL과 게이트웨이는 2000년 12월 커넥티드 터치 패드(Connected Touch Pad)라는 인터넷 단말기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운영체제로 리눅스를 사용하고, CPU로 트랜스메타의 크루소 칩을 채용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브라우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대신 넷스케이프의 게코(Gecko) 엔진을 탑재하였다. AOL과 Gateway는 이같은 반(反)윈텔(Wintel) 동맹을 통해 생산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함과 동시에 부품, OS 분야의 지배력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다양한 복합 수익모델이 가능
산업내 가치사슬 상의 판매, 유통, 서비스 단계에서도 포스트 PC 산업은 유통경로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PC 및 가전 산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전적인 유통 방식은 생산자 직접 판매 방식과 도소매업자경유 간접 판매 방식으로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도소매기업외에도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 솔루션 전문 기업 등이 주요한 유통 채널로 등장하면서, 유통 경로가 복잡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PC 및 가전 산업에서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이 하드웨어 판매를 통한 일회성 수익 모델이었다면,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서비스,컨텐츠,단말기 연계라는 제품 특성상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다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본체 판매 뿐만 아니라 부수 하드웨어,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판매, 인터넷 서비스 제공, 인터넷 광고 유치 등을 통해 제품 사용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복합 수익모델(Recurring Profit Model)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컴팩의 인터넷 단말기인 iPaq IA-1은 휴대폰의 보조금 판매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즉 정상가는 599달러인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36개월 동안 월 21.95달러 사용료로 MSN 컴패니언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MSN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 최저 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컴팩은 MSN과의 제휴를 통해 매력적인 가격에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여 사용자 기반을 조기에 확보함과 동시에 부대 하드웨어 판매 수익과 장기적인 리베이트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기업들 다양한 전략 구사
이처럼 포스트 PC 시장의 특성과 경쟁규칙이 기존의 IT 산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전통적인 경쟁 전략에 익숙한 기업들이 포스트 PC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는 상당한 위험이 수반된다. 주요 선진 기업들은 이 때문에 가치사슬(Value Chain)상 전 영역에 진출하기보다는 특정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에 기초하여 연관성이 높은 사업영역으로 관련다각화시키는 방식으로 포스트 PC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선진 기업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포스트 PC 시장의 수익 기회를 향유하면서 잠재적인 사업 위험을 상당 수준 감소시키려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선진 기업들의 포스트 PC 전략은 시장표준 선점 전략, 하드웨어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 토털 솔루션 전략, 서비스/컨텐츠 연계 전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시장표준 선점 전략
첫째, 시장표준 선점 전략은 주로 부품, 운영체계 부문에서 시장선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주로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인텔, 내쇼날 세미컨덕터, 마이크로소프트, 팜, 사이언(Psion)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포스트 PC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포스트 PC 하드웨어의 플랫폼 규격을 제시하여 시장표준 형성 과정에 밀접하게 관여함으로써 시장 영향력을 유지, 확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스트 PC 운영체계인 윈도우CE를 기반으로 PDA 분야에서는 포켓 PC를,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스팅거(Stinger)를, 인터넷 게임기 분야에서는 X-박스(X-Box) 등을 플랫폼 규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안된 플랫폼 규격이 시장표준화되었을 때 거둘 수 있는 로열티 수입은 막대하다. PDA OS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CE 라이센스에 대한 로열티 수입으로 개당 10∼15달러를 거두고 있는 반면, PDA OS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팜은 시장선도적 지위에 힘입어 개당 20달러 정도의 라이센스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 하드웨어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
둘째, 하드웨어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은 PC, 가전, 정보통신 등의 산업 영역에서 포스트 PC 시장으로 진출하였거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로, 대표적 기업으로는 컴팩, 게이트웨이, 에이서, 소니, 필립스, 노키아, FIC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각각 기존 산업영역에서의 제품 설계 및 개발 역량, 제조상의 원가경쟁력, 유통망 및 영업조직, 브랜드 파워 등 생산 및 판매 단계상의 다양한 강점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포스트 PC 산업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PC 시장에서 수년간 업계 1위를 유지해온 컴팩의 경우 슬림형 PC, PDA, 인터넷 단말기 등을 패키지화한 iPaq 제품군 전략으로 PC와 포스트 PC 시장의 동시 제패를 추구하고 있다.
가전 산업의 강자 소니 역시 이른바 4대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며 포스트 PC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서 4대 플랫폼 전략이란 PC, TV, 인터넷 게임기, PDA를 미래 인터넷 환경의 4대 중심축으로 상정하고, 자사 제품들인 바이오(VAIO), 베가(WEGA), 플레이스테이션 2 (Playstation 2), 클리에(Clie)를 4대 주력 플랫폼으로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하드웨어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통해 소니는 미래에 어떤 제품이 주도적 플랫폼으로 부상하더라도 선도적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으며, 나아가 4대 플랫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자 하는 모습 또한 보이고 있다.
포스트 PC 산업으로의 진출은 브랜드 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만의 PC OEM 전문 기업인 FIC는 제조상의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PC 산업의 OEM 분야로 발빠르게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FIC는 현재 컴팩의 iPaq PDA를 OEM 생산하고 있으며, 포스트 PC 분야의 제품 개발과 설비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 토털 솔루션 전략
셋째, 토털 솔루션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주로 기업 대상 응용 솔루션 사업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유무선 솔루션 업체들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HP와 IBM, 시스코 등을 들 수 있다.
이미 PC 기반의 응용 솔루션 사업 분야에서 시장 우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포스트 PC 응용 솔루션 쪽으로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포스트 PC 산업에서 솔루션 위주의 기업 시장은 그 성장 잠재력이 클 뿐더러, 관련 애플리케이션 및 시스템 매출이 가능하여 수익성 또한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PDA, 웹패드, 인터넷 단말기 등의 포스트 PC 분야에서는 일반 소비자 대상 시장(Horizontal Market)보다는 의료, 보험, 증권, 물류, 군사 등 특정 산업 시장(Vertical Market) 수요가 초기 시장 성장의 동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산업 시장 수요를 겨냥하여 무선 인터넷 전자상거래(m-Commerce), 무선 인트라넷 시스템, 무선 물류 시스템, 무선 CRM 구축 등 다양한 포스트 PC 응용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토털 솔루션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PC 환경뿐만 아니라 포스트 PC 환경까지도 두루 포괄하는 유무선 통합 솔루션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수익 기회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 서비스/컨텐츠 연계 전략
마지막으로 서비스/컨텐츠 연계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AOL, NTT 도코모 등 인터넷 서비스 기업(ISP:Internet Service Provider)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상과 풍부한 컨텐츠를 강점으로 현재 PC 또는 휴대폰을 기반으로 전개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다양한 포스트 PC 단말기에 연계, 확장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ISP기업들이 포스트 PC에서의 인터넷 서비스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포스트 PC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개별 포스트 PC 제품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환경이 현재 PC나 휴대폰에서의 인터넷 서비스 환경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PDA,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의 인터넷 환경은 디스플레이 크기, 통신 속도,멀티미디어 구현 능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PC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이처럼 차별적인 인터넷 환경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예측은 ISP 기업에게는 새로운 위협이자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ISP 기업들은 이미 90년대 중반 월드와이드웹(WWW:World Wide Web)의 등장으로 인터넷이 막 대중화되기 시작했을 때, 현재와 유사한 상황에 놓였던 경험이 있다. 이때 시장 1위의 컴퓨서브는 기존의 사업영역인 PC 통신에만 전념하다가, 인터넷과 PC 통신을 융합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변화시킨 AOL에 결국 패권을 넘겨주고, AOL에 흡수되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지금 포스트 PC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로 성공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킬 경우 새로운 성장기회를 얻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탈락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ISP 기업들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ISP기업인 AOL은 ‘AOL anywhere’라는 모토 하에 AOL TV, 커넥티드 터치 패드 등 자사의 인터넷 서비스와 포스트 PC를 결합시킨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는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 중에 있다.
또한 일본의 최대 이동통신 회사인 NTT 도코모 역시 소니, 팜과의 제휴를 통해 휴대폰 중심의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를 인터넷 게임기와 PDA에 연동, 확장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자사 강점에 기반한 진입 전략 수립해야
이처럼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포스트 PC 시장으로 관련다각화시키는 선진기업들의 사례는 포스트 PC 산업으로의 진출에 앞서포스트 PC 산업의 특성과 자사 강점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PC 및 가전, 정보통신 산업 등의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제조 역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포스트 PC 산업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다양한 포스트 PC 산업 영역 중 진입할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서 해당 부문의 수요 전망 뿐만 아니라 자사의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고 현재 사업영역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포스트 PC 산업에서의 제품간 경쟁의 축이 가격, 성능뿐만 아니라 기능, 디자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독특한 경쟁우위 원천을 개발하기 위한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아가 포스트 PC 산업의 KFS는 제조상의 강점뿐만 아니라 서비스, 컨텐츠, 단말기의 연계라는 특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관련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수익성 있는 차별적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선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네트워크 수립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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