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에 애들이 학교에서 온 후로 친구들과 각각 놀겠다며 나갔다. 아내와 모처럼 둘만 있는 시간이 되어 명동에 나갔다.
날씨가 포근해서 버스에는 에어콘을 들어달라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끝내 운전사는 에어콘을 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과 더워진 날씨는 버스 안에서는 찜통에 가까웠다. 나와 아내는 날씨가 쌀쌀할 줄 알고 제법 두툼하게 있고 있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집앞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였기에 탄 것치고는 나름 대가를 치른 셈이다. 롯데백화점에서 내리니, 사람들은 반팔 티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우리도 복장부터 바꿔야 겠다는 심정으로 잠바를 벗고 가까운 옷 가게에 들러 티셔츠를 하나씩 사서 편하게 갈아입었다. 이렇게 티 하나만 입고 다녀야 할 날씨에 나는 두툼한 스웨터에 잠바까지 입고 다녔으니..
명동에는 일본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일본사람들은 주로 가족단위로 움직이거나 친구끼리 쇼핑을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사람외에는 외국인이 명동에 많았다.
옷을 사입고 나서 마침 근처에 있던 빈폴매장에 들러 잠바 수선을 맡겼다. 구입후 바로 발생한 주머니 터짐 현상이었는데, 3년째 그냥 입고 다니다가 명동에 간 김에 옷을 맡겼다. 역시 빈폴 매장안을 깔끔했다. 우리가 사입은 옷 매장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갑자기 로마의 스페인계단 앞 쇼핑거리가 떠오른다. 유럽의 매장들은 외부에서 보는 것 과는 달리 내부에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옷을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빈폴매장 옆에 신포우리만두 가게가 있었다. 전주에서 신혼때 와이프와 많이 갔던 곳이다. 만두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도 맛있던 기억이 있어 오랜만에 가게에 들어갔다. 배고픈 것은 아니었지만 만두나 먹고 나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만두가 있어 만두 2판을 시키고 우동해물찜(?)을 시켰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만두는 오래 쪄서 만두피가 바닥에 드러붙었고 음식은 그저 매운 맛만 날 뿐이다. 다행이 고기만두는 그런대로 괜챦았다. 계산하고 나오니, 커피 2잔에 3,500원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있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줄이 줄어들 생각을 안해서 ‘우린 시간이 돈이다’라는 생각으로 커피를 포기했다. 명동 큰 골목으로 나오니, 스카프를 파는 곳이 있어 아내에게 하나 사줬다. 하지만 아내는 조금 걷다가 발견한 짧은 스카프를 보고는 너무 긴 것을 산 것 같다고 금새 후회를 했다. 난 짧은 것은 실크로 된 것이 낫고 긴 것은 마 등의 소재로 된 것이 좋아 보였는데..’짧은 스카프을 하나 더 사달라는 건가?’
명동을 빠져나오는데, 크리스피크림 도너츠 가게가 보였다. 애들 줄려고 매장에 들어갔는데, 도너츠 생산과정이 유리를 통해 전부 공개되어 있어 믿을 수 있어 좋았다. 오리지날을 사니 도너츠 한개를 시식할 수 있게 덤으로 줬다. 따뜻해서 맛있었다. 처음 이 도너츠를 먹었을때 그저 달기만 할 뿐 별도 였는데, 자주 먹다가 이렇게 생산과정까지 보니, 다음에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마케팅이 아닌 가 싶다.
요새 버스정거장에는 버스별로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어 버스가 곧 도착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이 자리가 많이 있어 편하게 앉아서 올 수 있었다. 오면서 둘다 엄청 졸았다. 배불러서 졸아 놓고선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건널목에 있는 곳에서 호떡을 하나씩 사서 입에 물었다. 역시 우리는 먹는 욕심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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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전날 하지 못한 회사 숙제 때문에 4시 조금 넘어 눈을 떴다. 3시간 동안 고민해서 숙제를 하고 메일로 담당자에게 보낸 뒤에 카메라를 메고 다시 명동을 찾았다. 전날 찍은 사진을 달랑 2장이었다. 빈폴 매장에서 찍은 것과 명동 거리를 찍은 사진 뿐이었다. 아쉬움이 있어 사람을 없을 지라도 명동을 찍으러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매장 오픈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출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걸어가니는 구경꾼들은 대부분 일본사람들이거나 외국인이었다. 대부분은 관광객이 카메라를 들고 있기에 나도 여행객처럼 마음 편하게 사진을 막 찍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막 찍고 집에 와서 보니, 별로 였다. 차라리 어제 찍은 한장이 더 나아 보였다. 텅빈 거리의 명동은 진짜 명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