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겨울산행

직장동료와 함께 태백산에 일출을 보러 갔다. 일요일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가서 준비물을 챙겨서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집에서 지하철로 이동하니, 50분 정도 걸렸다. 왕십리역에서 갈아 탈때 시간을 잘 맞추면 10분 정도를 단축할 수 있었다. 주말 저녁이라 열차 운행간격이 길었다. 청량리역에서 출구로 나오니, 바로 정동진역까지 가는 태백선을 탈 수 있었다. 대합실에서 일행을 만나 간식거리를 받아 기차를 탔다. 저녁 11시 20분에 출발해서 2시 55분에 태백역에 도착하는 기차이다. 기차안이 답답하지는 않아지만, 계속 불이 켜져 있어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음에는 안대를 가져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백역에 도착하는 사람중에서 베낭을 멘 사람들은 우리 일행밖에 없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평일이라 사람들이 없었다. 5시에 일주사 주차장에서 출발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식당에서 빠른 아침을 먹고 몸을 녹이고 있었다. 5시 시간에 맞춰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주차장에 있는 가게 안에서 스틱을 사면서 산행준비를 했다. 아이젠과 스패츠를 겨울 산행에서 필수였다. 혹시 몰라 조끼를 가져왔는데, 날씨가 추워서 입었다. 보통은 얇은 옷을 많이 입여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오리털 잠바를 입고 왔다. 하지만 조금 올라가면서 더워서 조끼를 벗고 땀을 내지 않기 위해 잠바의 자끄를 풀러 최대한 춥지만 않을 정도를 유지했다. 땀이 나면 나중에 땀이 식어서 춥다고 한다.

일주사에 도착해서 쉬고 있으니, 산에 오르는 다른 사람들도 도착했다. 12인승 차를 빌려서 10명이 타고 왔다고 한다.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짐까지 있었을텐데 좁아서 불편했을 거 같다. 장거리는 기차여행이 딱이다.  일주사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었다. 다행이 길이 좁지 않아 길 찾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먼저 도착한 곳이 제를 지내는 곳이였는데, 근처에 태백산이라는 비석이 있었다. 조금 더 가니,  장군봉이 나왔다. 이곳에 있는 제를 지내는 곳이 더 컸다. 우리는 눈이 많이 내려서 장군봉 비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내려왔다. 중간에 절이 있는 곳에 매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3천원이나 하는 컵라면에 가져온 발열도시락을 먹었다. 전에 발열도시락에 데인 적이 있었는데, 이곳의 날씨가 추워서 밥이 제대로 데워지지 않았다. 그냥 겨우 빈속을 채울 정도였다. 국물이 있는 라면이 더 좋았다. 근데, 근처에 있는 고양이가 다가와서 뭔가를 달라고 한다. 오징어 포가 있어서 조금 줬더니, 잘 먹는다. 이렇게 추운 날씨가 고양이나 밖에 나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 집 고양이도 이 추운 날씨에 밖에 나올 수 있을까? 아마 금방 감기 걸릴 거 같다.

내려온 곳은 눈꽃축제하는 곳이였다. 그곳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와 송송커플 등 다양한 눈 조각작품을 보고 석탄박물관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우리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젖은 옷을 말리며 쉬었다. 입장료 2천원을 내고 쉬기에는 딱 좋은 장소이다. 조금 쉬었다가 우리는 박물관 내부를 둘러 봤다. 광물의 특성과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어려움과 장비의 변천사를 확인했다. 특히 지하에 탄광현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은 어려운 환경에 근무한 사람들의 고통을 다소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다음 목적지는 정선이였다. 정선 5일장을 보기 위해 우리는 버스를 타고 태백터미널로 이동해서 민둥산역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곳에서 역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정선 장터로 갔다. 정선5일장이 열리는 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통해 과거에 우리가 알던 시골장터가 아니라 회사 근처에 있는 방이시장과 비슷했다. 하지만 약초나 나물을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 많아 구입하기에 적당했다. 나는 현지 음식인 메일전병, 수수부꾸미, 더덕을 샀다. 감자떡을 사고 싶었지만 조금씩은 팔지 않아 포기했다. 아내가 수수부꾸미를 좋아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찹쌀부꾸미를 더 좋아했다. 메일전병은 맛있었지만 매웠다.

정선역은 열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니다. 우리가 돌아오는 기차로 예약한 것도 관광열차이다. 아리랑열차라고 해서 총 4량만 운행하는데, 우리는 자리가 넓은 줄 알고 2번째 객차를 예약했는데, 그곳은 식당칸이었다. 별도 문이 없어 식당에서 떠들면 시끄러웠다. 오는 기차의 첫번째 객차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그곳으로 옮길 걸 그랬다. 가는 기차에는 눈부셨고 오는 기차에서는 시끄러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청량이 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였고 집에 도착하니 10시 30분이 다되었다. 만 24시간의 여행이 피곤했다. 산행을 괜챦았으나, 정선까지 가는 것은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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